Sunday, August 16, 2015

김진영 박사님을 떠나 보내며


그가 하버드 메디컬 스쿨에 마지막으로 근무하러 나온 지난 목요일의 저녁에 그를 만났다.

그가 유학 온 이후로 10년을 탔던 자동차를 오늘 딜러샾에 팔았다고 한다.  일터에서 물건들도 정리하고 나를 만난 시간은 저녁 6시 반. 여름의 해는 아직 저물지 않았다.

길치 방향치 그리고 일 이외에 몇가지 관심있는 것 말고는 아는 것이 전혀 없는 김진영박사님.  고작 몇달전에 나의 소개로 알게된 타이 가게에 텀얌누들숲에 폭 빠졌지만 또 내가 데려가지 않으면 15분이나 걸어 가야 하는 곳에 있는 식당은 절대 가지 않는 습성의 소유자다.

차 판 이야기를 한참을 하시기에 차 팔았으니 저녁을 쏘시라고 내가 덤테기를 씌워서 국수 두그릇에 타이식 파전까지 에피타이져로 시키고 배부르게 먹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커피가 맛있는 크레페 집으로 옮겨가서 야외 테이블에 앉았다.

김박사님은 이야기를 참 잘 한다. 평소에 그렇게 은둔자처럼 살면서도 한번 만나서 말을 하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포닥때나 목숨걸고 일하느라 조용하게 살았지 이전 박사때는 엄청 사교적이고 잘 놀았던 것 같다. 그와 여러 잡다 이야기를 했다. 왜 그런 사람이 있다. 얘기를 시작하면 가지를 치고 또 쳐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 나는 첫 조카가 생겼다는 사실을 안지 이틀이 지난 후인지라 조카, 아기, 인간의 발생학적인 특징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김박사님은 자기 조카의 환심을 얻으려고 놀이터에서 그네를 몇시간씩 밀어준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김박사님의 한우물 파는 성격 덕에 한가지 이야기를 100번 들었다. 말인 즉슨, 자기가 이제 교수잡을 잡아서 가는 홍콩으로 오라는것. 홍콩이 돈도 많이 주고 좋다고 ㅋㅋ 아무리 내가 지금 자격이 안되서 못가는 거라고 이야기를 해도 심심하려고만 하면 그 이야기를 꺼네는 김박사님이 싫지만은 않았다. 본인이 지금 리크루트 하려는 두명중에 한명이라는데 내심 그 마음이 고맙기도 했다. 물론 "원서내고 인터뷰 가면 밥만 맛있는거 사주고선 리젝 주는거 아니냐"고 받아쳤지만 말이다.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였지만 그냥 그렇게 앉아서 해가 지고 어두워 질 때까지 수다를 떨었다. 실감은 안나지만 오늘이 지나고 나면 이렇게 앉아서 수다를 떨 수 있는 날이 오기 어려울 테니. 만남과 이별은 유학생 생활의 일상 다반사 이지만 그래도 어떤 이별은 세상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것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한 구석의 등불이 가만히 꺼지는 것과 같은 기분. 조금 더 내가 작아지고 외로워 지는 기분. 깜빡이는 시간의 끝자락에서 헤어지고 연구실로 되돌아가는 길은 덥지도 쌀쌀하지도 않은 완벽한 여름 밤이었다. 밀린 일들을 하느라고 마지막 셔틀을 놓치고 가장 마지막 시내버스인 12시 45분차를 겨우 잡아 타고 지쳐 귀가 하는 버스 안에서 그래도 그를 알아서 참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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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리야드와 오딧세이
2. 새벽미사
3. 본조비
4. 친조카, 뉴저지조카
5. 지도교수의 첫 교수제자
6. Big Picture -Douglas Kennedy ( 변호사인 자기의 삶을 포기하고 사진작가의 아이덴티티로 사는 이야기, 모든 것을 잃는 다는 것의 두려움, 작가의 힘)
7. Tom Yam Noodle Soup
8. 그림 그리기
9. 사서 걱정하기, 교수 쪼기,
10. 규칙적인 운동
11.  Early Bird
12. 귀걸이, 장신구
13. 굿딜로 인터넷 쇼핑하기
14. 깨끗한 벤치
15. 살빼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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