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ugust 9, 2015
서태지의 펜타포트 공연을 축하하며
서태지가 2015년 8월 8일 사상최초로 락페스티벌에서 참여했다. 이제껏 그는 개인 콘서트 혹은 한국 락페의 시발이라고 할수 있는 본인 기획의 서태지ETP콘서트등에만 출현해 왔다. 이번엔 이례적으로 인천 펜타포트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써 참여한 것. 락 매니아들이 은연중에 가지고 있었던 대중가수로서의 서태지라는 편견을 부숴버리기에 충분한 압도적인 공연이었다. 대중들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솔로 활동 이후로 단단히 다져온 파워풀한 락사운드의 셋리스트가 서태지 밴드 특유의 무대 장악력과 서태지 본인이 준비해온 아시아 최고의 음향장비와 화려한 퍼포먼스와 어우러지면서 락 매니아들을 열광시켰다. 그 결과 서태지는 10주년을 맞는 펜타포트에게 4만명이라는 최다 관객수기록을 선사하여 주었다.
이쯤에서 추억하는 작년의 컴백 콘서트 (뒤늦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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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태지 9집 컴백 콘서트 때 서태지 공연을 처음 가보았다. 그 때의 충격은 아직도 너무 생생하다. 특별히 9집 음악들은 정말 사운드들이 빼곡하게 차있는 굉장히 복합적이 노래들이 많은데 음 하나 하나가 너무 투명하고 깨끗하게 전달이 되는 것이다. 비유를 하자면 핵폭탄으로 무작정 고막을 다 깨부시는 것이 아니라 무림 고수가 단도를 들고 다가와서 슬쩍 지나가면 대나무가 100 조각으로 깨끗하게 절단나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 매운 작은 주먹 같은 음의 펀치들은 맞아보지 않으면 정말 모른다.
9집곡중 첫곡이었던 소격동이 울려 퍼질때 설레임과 환상적임 기대감을 떠올리면 아직도 마음이 벅차오른다. 추억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넣은 지지직 거리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히고 음압을 조절해서 음들이 다가왔다 멀어졌다 하는데 이는 시공간을 뛰어넘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서태지가 추억과 그리움에 대해 노래할때 나는 내가 그를 그리워 했음을 진하게 느꼈다.
그리고 크리스 말로윈, 아 내가 이곡을 직접 듣다니... 선공개로 이미 많이 들었지만 서태지가 이 노래를 처음 세상에 연주할때 내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크리스말로윈은 정말 신기한 곡으로 음악적으로 엄청나게 독창적인 곡이면서도 대중적으로 좋아할만한 이해할 수 없는 요소들을 가졌다. 그런면으로 볼때는 거의 하여가 같은 위상을 가졌다. 게다가 가사 하나하나에 심은 메세지들은 정말 2014년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는 깊이와 힘이 깃들어 있다. 서태지 공연 홍보로 쓰인 컴백홈의 가사 "아직 우린 젊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 라는 문구를 보고 나는 얼마나 씁쓸한 미소를 지었던가. "대장... 나 이젠 잘 모르겠어" 라고 조용히 읊조리진 않았던가? 그런데 서태지는 아직도 그곳에 있다. 내가 바라보던 그곳에, 시간이 이렇게 많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도 그곳에서 우리를 부른다. 대중들의 오해와 멸시 그리고 세월의 무게 속에서도 그는 여전히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음악적 도전을 멈추고 있지 않으며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쓰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나는 나의 어린날의 우상이 아직도 살아 숨쉬고 있음을 느꼈다. 어린날 나의 가슴을 울렸던 이유와 같은 이유로 나는 울었다.
그리고 처음 멘트들 중에서 서태지가 그랬다. "어려분 많이 보고싶었어요" 그 목소리를 내가 들었고 그의 얼굴을 내가 보았다. [서태지가 인기가 있었을때 나는 초등학생이었기 때문에 나는 팬활동 같은것은 해본 적이없었고 학창시절에도 팬이라는건 비현실적이고 소모적인 짝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음반 사 듣고 좋으면 되는 것이지 극성 떨것이 못된다고 생각했다. 근데 나는 이 순간 깨달았다. 스타를 스타로 만들어주는것은 팬이라는걸. 이후에 찾아서 알아 본 서태지와 팬들의 역사는 감동 그자체였다. 그 시절 한국적 현실에서 가수라는 존재는 방송국이 이용하는 소모적인 존재였을 뿐이었을때 서태지가 그토록 창조적인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팬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는 것을... 서태지를 서태지로 만든것은 절반은 팬들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는 팬들을 정말 소중하게 대해 왔었다는 것을...] 이 컴백콘서트에는 그 는 오랜 시절을 함께해온 그의 동료고 친구이자 가족들인 팬들에게 아주 많이 보고싶었노라고 고백했다... 서태지는 이날 처음으로 "내모든것"을 불렀다. 오래전 늘어지도록 들은 1집에 수록된, 참 좋아하는 곡이지만 서태지가 한번도 방송에서 부른적이 없었던 그 곡을... 기다려 줘서 고마워요. 이제 제 모든것을 드릴께요 라는 멘트와 함께. (이 때 서태지는 처음으로 나와 같은 땅위에 서있다고 느껴졌다. 물론 9집의 성공으로 그는 다시 하늘위로 날아갔지만)
아무런 들을 준비가 없을 때 훅 들어온 숲속의 파이터, 잃어버린, 프리즌브레이크... 낮선 노래를 경청하는 묘한 고요함의 시간!?. 저와함께 여러분도 저물어간다?!는 멘트와 함께 시작한 90's Icon. 돌이켜 생각해 보면 웃음 짓게하는 추억의 시간들이었다.
널지우려고해, 인터넷 전쟁, 헤피엔드, 컴백홈, 달리고 또 달리고 행복했다. 목청껏 따라 부르고 또 뛰었다.
교실 이데아....아 교실이데아... 이 노래가 나오고 열심히 따라 불렀던 그 교실 속의 나. 이제는 나는 대학을 졸업한지가 10년이고 박사 학위도 받고 공부하는 도시인 보스턴의 하버드 의대에서 연구원을 하고 있다. 평생 학교에서만 살아온 나. 이제는 곧 선생이 되는 길목에 있는 나.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됬다'고 하던 나는 과연 다른 선생이 될 수 있을까? 될 수 있어야만 한다!!
막곡 하여가
앵콜곡 take 5.
날아가는 노랑 종이비행기들.
내 어린시절과 학창시절을 아우르는 음악들
꿈꿔왔던 생각들 품어왔던 이상들
20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나의 우상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
이보다 더 감동적인 콘서트는 내 생에에 더이상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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